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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이 상표 선점이 비판받는 이유

북항의 상어를 시민들이 반기고 공공기관이 이름을 알리는 사이, 한 개인이 ‘부캉이’의 이름과 상어 그림을 40개 상품의 상표로 먼저 신청했습니다. 발견에서 출원까지 일주일입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이 빠른 선점이 도덕적으로 정당한가 하는 데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키운 유명세를 사적인 사업 기회로 먼저 묶어 두려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9월 30일까지 공개된 자료와 실제 상표 선점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일주일과 40개 상품이 보여 주는 적극적인 선점

부캉이는 9월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발견된 실제 상어입니다. 부산시설공단이 ‘부캉이(북항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고, 관심이 커지자 부산시는 9월 29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습니다. 개인의 상표 출원은 그보다 나흘 앞선 9월 25일에 이뤄졌습니다. 조선비즈의 출원 내용 보도 · 부산시 위촉 발표

신청한 것은 ‘BUKANGI 부캉이’라는 문자와 상어 형상을 결합한 상표입니다. 지정상품은 키링, 머그컵, 물병, 의류, 봉제완구 등 40개입니다. 유명해진 상어를 보며 기념품을 떠올렸다면 나올 법한 상품들이 폭넓게 들어 있습니다. 조선비즈, 지정상품 설명

상표 출원에는 사용할 표장을 정하고, 권리를 신청할 상품을 골라 제출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일은 단순히 이름을 먼저 불렀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화제가 된 이름을 상품 판매에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짧은 시간과 구체적인 상품 목록을 함께 보면, 이미 생긴 유명세의 상업적 가치를 재빠르게 선점하려는 모양새가 뚜렷합니다.

명예홍보대사 위촉 의견 수렴에는 약 8,200명이 참여했고, 그중 91%가 찬성했습니다. 관련 콘텐츠는 조회수 105만 회, 좋아요 1만 건을 넘었습니다. 이렇게 다수의 반응이 쌓여 만들어진 인기에 상품성을 부여하고, 그 이름을 개인의 상표로 먼저 확보하려 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출발점입니다. 부산시의 온라인 반응 집계

공동의 관심에 편승해 남의 이용까지 좌우할 수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문제를 삼을 지점은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이익을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새로운 디자인과 좋은 상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일은 자신의 기여로 경쟁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사람들이 알고 좋아하는 이름을 먼저 권리로 묶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인지도를 자신의 사업상 우위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부캉이의 이름에 관심을 보탠 사람은 많지만, 먼저 출원했다는 이유로 상품화의 유리한 위치를 얻는 사람은 특정 개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치를 만드는 데 참여한 사람들과 그 가치로부터 이익을 얻을 권리를 확보하는 사람이 어긋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재빠른 사업 판단이라는 말만으로 이 행동을 긍정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배제의 문제가 더해집니다. 등록이 이뤄지면 권리 범위와 겹치는 상품을 준비하는 다른 주체는 상표 충돌을 검토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이름이나 디자인을 바꾸거나 권리자와 조정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먼저 신청한 쪽은 이런 협의에서 유리한 위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부캉이를 활용한 기념품을 만들려는 지역 업체나 공공기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뉴스1의 권리 범위와 사업 영향 설명

출원인이 실제로 돈을 요구했다거나 상표를 되팔려 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벌어진 뒤에야 공정성을 물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으로 만들어진 인기에 편승해 다른 이용자보다 우월한 권리의 자리를 먼저 차지하려는 행위 자체가 비판의 대상입니다. 이 문제는 과거 상표 선점 사례에서도 반복됐습니다.

붉은악마는 특정인에게 독점시키기 부적절하다고 봤습니다

공공의 성격을 가진 이름이라는 점에서 먼저 떠올릴 사례는 ‘붉은악마’입니다. 월드컵 응원 열기 속에서 널리 쓰인 이 명칭에 대해 특허청은 2010년 6월 10일 보도자료에서 개인이나 기업에 상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라는 판단이었습니다. 특허청 보도자료, 2010년 6월 10일

누가 더 빨리 출원했는지에 앞서,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 이름을 특정인이 독점하는 것이 적절한지 본 것입니다. 다수가 함께 만든 응원 문화의 이름을 개인의 상품 권리로 가져갈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시민들의 관심 속에서 지역의 상징처럼 커진 부캉이에도 이 질문은 유효합니다.

다만 붉은악마라는 글자가 들어간 모든 상표가 똑같이 처리된 것은 아닙니다. 2002년에는 독특한 도형을 결합한 ‘붉은악마 악뚜리’가 등록된 사례가 보도됐습니다. 이름을 어떤 그림과 결합했는지, 전체 표장이 상품의 출처를 구별하는 기능을 갖추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부캉이 출원 역시 문자와 상어 그림을 결합한 형태이므로, 이 사례를 그대로 대입해 자동 거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산일보, 결합상표 등록 사례

그래도 이 사례가 던지는 원칙은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이름을 먼저 신청했다고 해서 개인의 독점이 당연히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름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으며, 특정인의 권리로 묶어도 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덮죽은 방송 다음 날 출원했지만 등록이 거절됐습니다

‘덮죽’ 사건은 더 직접적인 선점 사례입니다. 포항의 한 식당이 만든 덮죽이 2020년 7월 15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소개됐고, 다음 날인 7월 16일 제3자가 ‘덮죽’을 상표로 출원했습니다. 자신이 알린 상품의 이름을 지키려던 식당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 신청한 것입니다. 파이낸셜뉴스, 출원 경위

특허청은 2021년 8월 2일 이 제3자의 출원에 거절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도에서 특허청 관계자가 밝힌 이유는 “수요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소비자가 포항 식당의 상품으로 알고 있는 이름을 다른 사람이 권리화하면 상품의 출처를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빠른 출원이 이미 형성된 출처 인식보다 우선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파이낸셜뉴스의 거절 사유 보도 · 연합뉴스, 거절 결정과 이후 절차

거절됐다고 곧바로 모든 일이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제3자의 불복과 관련 상표에 대한 이의 제기 등으로 절차가 이어졌습니다. 원래 식당이 출원한 ‘the신촌’s덮죽’, ‘소문덮죽’, ‘시소덮죽’, ‘오므덮죽’의 등록 소식은 2023년 7월에야 전해졌습니다. 덮죽이라는 단어 전체를 무조건 독점하게 됐다는 뜻이 아니라, 식당이 신청한 이들 상표가 등록된 것입니다. 연합뉴스의 후속 절차 보도 · 한국경제, 2023년 등록 소식

이 과정은 선점 출원이 결국 거절되더라도 비용과 불확실성이 남는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원래 상품을 만든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계속 쓸 수 있을지 걱정하고 대응해야 했습니다. 거절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먼저 신청한 행동의 문제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덮죽에는 원래 상품을 만든 식당이라는 뚜렷한 주체가 있었고, 부캉이는 실제 상어를 둘러싼 공동의 관심에서 출발했습니다. 법적으로 같은 사건은 아닙니다. 다만 다른 쪽에서 이미 만들어진 유명세가 보이자 재빠르게 상표를 신청하고, 그 결과 원래의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구조는 닮아 있습니다.

PRECEDENTS
선출원 이후의 결말도 확인해야 합니다
붉은악마, 펭수, 덮죽의 상표 선점 관련 경과 2010년 붉은악마는 특허청이 공익상 특정인 독점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2020년 펭수와 펭하는 EBS와 협의 후 출원인이 취하했습니다. 2021년 제3자의 덮죽 출원은 소비자 기만 또는 오인 우려로 거절됐습니다. 201020202021 붉은악마 · 공익상 독점 부적절펭수·펭하 · 출원인의 취하덮죽 · 제3자 출원 거절 특허청 입장 / 결합상표는 개별 판단EBS와 협의 뒤 철회 / 거절 결정과 구분소비자 기만·오인 우려 / 이후 절차도 이어짐
공개된 결정과 경과를 바탕으로 직접 구성했습니다. 자료: 특허청 · 전자신문 · 파이낸셜뉴스

펭수는 출원인의 취하로 마무리됐습니다

EBS 캐릭터 ‘펭수’와 인사말 ‘펭하’를 제3자가 상표로 먼저 신청한 일도 있었습니다. 해당 출원인은 EBS와 협의한 뒤 2020년 1월 17일 출원을 취하했습니다. 이 사례의 결말은 심사기관의 거절 결정이 아니라 출원인의 철회입니다. 전자신문, 펭수·펭하 출원 취하 보도

붉은악마, 덮죽, 펭수는 보호하려는 대상과 법적 경과가 서로 다릅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이름에 제3자가 빠르게 상표를 신청한다고 해서 언제나 원하는 권리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공통으로 보여 줍니다. 이름의 인기가 누구의 활동에서 나왔고, 누구의 상품을 가리키며, 독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중요합니다.

부캉이도 먼저 냈다는 이유만으로 등록되지는 않습니다

상표법은 선출원 원칙과 함께 등록을 거절할 기준도 두고 있습니다. 제33조는 소비자가 누구의 상품인지 구별할 수 없는 상표를 걸러 냅니다. 제34조는 소비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는 상표나, 다른 사람의 상품을 표시한다고 알려진 상표를 부정한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경우 등을 규정합니다. 제3자의 빠른 출원이 기존 인지도나 공공적 사용을 무조건 넘어설 수 있도록 만든 제도는 아닙니다. 상표법 제33조 · 상표법 제34조

부캉이에서는 이름과 그림을 합친 표장이 상품의 출처를 구별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이를 누구와 관련된 상품으로 받아들일지, 특정인에게 권리를 주기 적절한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지식재산처도 이 사건의 결과는 실제 심사를 거쳐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식별력 부족이나 특정인 독점의 부적절성, 부정한 목적의 출원 등이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1, 지식재산처 설명

다만 유명한 이름이라는 사실과 돈을 벌려는 목적만으로 법률상 부정한 목적이 곧바로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상품을 표시하는 상표에 편승했다는 조항을 적용하려면, 출원 당시 그런 출처 인식이 형성됐는지 등의 요건이 필요합니다. 이 출원에서는 9월 25일 당시의 사정이 중요하며, 나흘 뒤 명예홍보대사가 됐다는 사실만으로 그 요건이 거꾸로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3호·제2항

현재는 심사 전 출원 단계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거절 기준과 선례가 있는 만큼, 먼저 신청했으니 개인의 권리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등록 가능성과 별개로 선점 행위의 공정성을 비판할 이유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이 출원은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부캉이의 상품성은 상표 신청서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고 공공기관이 이름을 알리는 과정에서 생겼습니다. 그 이름을 40개 상품의 상표로 재빠르게 신청한 행위는, 이미 만들어진 가치에 편승해 개인의 권리상 이점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읽힙니다. 이것이 이번 논란을 단순한 행정 실수나 상표 상식 이야기로 끝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붉은악마는 특정인 독점의 부적절성을, 덮죽은 빠른 선출원보다 상품의 출처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펭수처럼 출원인이 물러난 사례도 있습니다. 등록이 안 되거나 나중에 철회하더라도, 선점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생긴 불확실성과 부담까지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공동으로 키운 인기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을 먼저 권리로 묶어 다른 사람보다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까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이 출원에 대한 비판은 최종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뤄 둘 일이 아닙니다. 남들이 함께 만든 유명세를 얼마나 빨리 내 권리로 만들 수 있는지 겨루는 방식이 공정한가. 부캉이 논란이 묻는 것은 바로 그 문제입니다.

본문의 사례 연표는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제작했습니다. 사진과 영상은 원문 링크로 연결했습니다.

확인한 자료

01조선비즈, 부캉이 개인 상표 출원 · 2026.09.29, 09.30 수정 · 출원일, 결합상표, 40개 지정상품https://biz.chosun.com/topics/law_firm/2026/09/29/5IHBKAESFZAJPKDSZTMKTWTX74/02부산시, 부캉이 명예홍보대사 위촉 발표 · 2026.09.29 · 위촉과 온라인 반응https://www.busan.go.kr/nbtnewsBU/1756667?curPage=&srchBeginDt=&srchEndDt=&srchKey=&srchText=03뉴스1, 부캉이 상표 출원과 지식재산처 입장 · 2026.09.29 · 심사와 권리 범위https://v.daum.net/v/2026092915034909304YTN 이슈톺, 홍보대사 된 부캉이의 개인 상표 출원 · 2026.09.30 · 관련 쟁점과 영상https://www.ytn.co.kr/_ln/0134_20260930155651776505특허청 보도자료, 붉은악마 상표의 특정인 독점 관련 설명 · 2010.06.10 · 연합뉴스 보도자료 서비스·다음 게재https://v.daum.net/v/2010061015401761306부산일보, 붉은악마 악뚜리 결합상표 등록 사례 · 2002.06.18 · 독특한 도형을 결합한 표장의 사례https://mobile.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02061800142707파이낸셜뉴스, 제3자의 덮죽 상표 출원 거절 · 2021.08.17 · 방송·출원 시점과 거절 사유https://v.daum.net/v/2021081714233562208연합뉴스, 덮죽 상표 선점과 거절 이후 절차 · 2022.01.03 · 거절 결정과 불복 경과https://www.yna.co.kr/amp/view/AKR2021123112100006309한국경제, 포항 식당의 덮죽 관련 상표 등록 소식 · 2023.07.28 · 등록된 개별 상표https://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23072803727&category=&sns=y10전자신문, 펭수·펭하 상표 출원 취하 · 2020.01.22 · EBS 협의 이후 출원인의 철회https://www.etnews.com/2020012200022611국가법령정보센터, 상표법 제33조·제35조 · 등록 요건과 선출원https://www.law.go.kr/LSW/lsLinkCommonInfo.do?chrClsCd=010202&lsJoLnkSeq=103046383112국가법령정보센터, 상표법 제34조 · 등록 거절 사유와 판단 시점https://www.law.go.kr/lsLinkCommonInfo.do?chrClsCd=010202&lsJoLnkSeq=103046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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